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사전·사후 피임약 재분류 논란 '일파만파'

  • 김수호 기자 기자
  • 입력 2012.07.08 17:24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 "사후 피임약, 문란한 성문화 조장으로 성병만 증가"

<오픈뉴스=김수호 기자>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여름 휴가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로 인해 전국의 해수욕장 개장도 앞당겨진 상황이다.


주말이면 언제든 휴가를 보낼 수 있는 남성에 반해 여성들의 휴가는 충분한 계획(?)이 필요하다. 즐거운 휴가를 망칠 수 없기에 여성들은 휴가 날짜를 정하는 것부터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바로 여성이면 누구나 겪는 생리 때문이다. 생리 때문에 즐거운 휴가를 망칠 수는 없는 법.


그래서 여성들은 즐거운 휴가를 보내기 위해 생리주기를 조절하고자 사전피임약을 복용하곤 한다. 사전피임약 속에 들어있는 여성호르몬 성분으로 인해 생리주기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전피임약 복용 시 부작용이 우려되긴 하지만 즐거운 휴가를 망칠 수는 없기에 여성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여성들이 휴가 날짜를 잡기 위해서는 본인의 생리주기에 맞춰 계획해야 된다. 때로는 즐거운 휴가를 망칠 수도 있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일반의약품이었던 사전피임약이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여성들은 사전피임약을 사재기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지고 있다. 



식약청, 사후피임제 일반의약품 분류…오‧남용 우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6월 7일 보건의료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국민들이 의약품을 안전하고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의약품 재분류 세부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적용한 검토결과와 향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재분류된 의약품(총 526개) 중 사전 피임약과 사후피임약 재분류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전 피임약은 현행 일반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 없이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의약품 재분류(안)에 따르면 사전피임약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전문의약품은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거나 용법 또는 용량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식약청은 “사전피임약의 부작용관리를 위해 의사의 지시·감독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일반의약품으로 사용해 왔지만, 사전피임제는 여성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미치고, 혈전증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며, 투여금기 및 신중투여 대상이 넓어 복용 이전에 의사와 상담 및 정기적 검진이 권장되는 의약품이다.”고 밝혔다.


이어 식약청은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캐나다 등 의약선진외국 8개국에서 모두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사전피임약을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과연 사전피임약이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의약품인지 의문이다.


반면, 사후피임약의 경우 전문의약품에서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사후피임약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면 약국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사후피임약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됨에 따라 사후피임약의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식약청은 “특히 청소년 등은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사용토록 연령을 제한하는 방안 등 관계부처와 함께 사후피임제의 오·남용 방지대책을 강구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는 사후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했을 시 오‧남용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며 실제로 사후피임약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면 구입이 쉬워짐에 따라 오‧남용을 막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식약청에 따르면 이번 의약품 재분류(안)은 열람기간과 의견 제출 기간,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 등을 거쳐 이르면 오는 7월말 확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한 사전피임약, 일반의약품으로 유지해야…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가 식약청의 일반의약품인 사전피임약을 전문의약품으로 재분류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입을 열었다.


먼저 약사회는 사전피임약의 안정성과 유효성은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설명했다.


약사회는 “사전피임약은 50여 년간 전세계에서 사용되어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었다”며, “특히 현재 시판되고 있는 ethinyl estradiol 함유 사전피임제는 1일 용량이 20-30 마이크로그람으로 줄인 저용량 제제이므로 안전성이 더욱 높다”고 밝혔다.


이어 약사회는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low-dose 제제의 시판과 더불어 사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힘을 얻고 있으며, 해외에서 사전피임약이 안전하다는 연구결과가 상당수 보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약사회는 현행 의약품분류기준으로도 사전피임약은 충분히 일반의약품 유지에 부합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약사회는 “사전피임약은 일반국민이 자가요법(Self-medication)으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적응증의 선택, 용량 및 용량의 준수, 부작용의 예방이나 처치 등에 대하여 일반국민이 스스로 적절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약사회는 “사전피임약이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될 경우 피임에 관한 성적자주권이 완전히 박탈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약사회는 사전피임약이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될 시 의료비 상승에 대한 환자부담 증가 문제를 꼬집었다.


약사회에 따르면 “사전피임약이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될 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은 연간 230억으로 증가되어 현행(52억)대비 4.4배로 가중된다.”고 밝혔다.






의협, “의약품 재분류에 정치적 개입 의심”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이번 의약품 재분류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의협은 지난해 일반의약품 슈퍼마켓 판매에 대한 약사회의 당시태도를 문제 삼으며 정치적 고려의 개입을 의심했다.


당시 국민의 여론에 맞서면서 일반의약품 슈퍼판매를 반대하던 약사회원들이 약사회장을 비난하던 중 갑작스레 비난을 중단하고 동반책임론을 주장함으로써 정부와 약사 간의 모종의 거래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었다고 의협을 설명했다.


이어 의협은 식약청이 발표한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분류에 대해서도 약사의 판매수익을 크게 증가시키는 결정이라며 정치적 개입을 의심했다.


이에 따라 의협은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표면하고 나섰다.


의협에 따르면 사후피임약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될 시 사후피임약의 구입이 수월해짐에 따라 임신의 공포에서 벗어난 성관계가 늘어나는 반면, 사후피임약은 15% 내외의 피임실패율로 인해 임신을 완전히 막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의협은 무분별한 성관계에 따른 성병의 확산을 부채질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청소년 성 개방문화가 급속히 확대되는 상황에서 심각한 위험성을 내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협은 사후피임약 복용 수 관리부실에 따른 부정출혈을 생리로 오인해 임신 진단이 늦어지며 자궁외임신의 진단이 지연되는 등의 문제를 야기시킬 위험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또 의협은 사후피임약 사용 시 오‧남용 문제를 지적하며 상식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 경우 피임의 실패율이 크게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청소년에게 남용되는 경우 호르몬의 불균형을 가져와 임신 불능을 초래할 위험성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의협 관계자는 “의약품 재분류에 있어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오직 국민의 건강뿐입니다.”면서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이해관계를 떠나 오로지 국민의 건강을 위해 선명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고 밝혔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정부의 올바른 피임 정책이 우선되야…


대한산부인과의사회와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식약청이 응급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한다는 발표를 접하고 심각한 우려를 금치 못하며 응급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이 불러올 결과에 대해 경고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사후피임약의 오‧남용은 여성들의 원치 않는 임신을 줄이지 못하며 ▲사후피임약의 오‧남용은 여성들의 생식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며 ▲사후피임약의 편리한 사용 증가가 불러오는 것은 사전피임 소홀로 인한 무책임한 성문화 확산 등을 이유로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반대했다.


먼저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사후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한 미국, 영국, 노르웨이, 스웨덴, 중국 등에서 낙태율이 줄어들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사전 피임을 소홀히 하게 됨으로써 원치 않은 임신과 낙태는 감소하지 않았다”면서 “특히 청소년의 임신과 성병 유병율이 높아졌다는 해외의 연구 결과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인용한 해외 연구 결과를 보면 노르웨이의 경우 1995년 사후피임약이 전문의약품으로 허가, 2000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되었으며 일반의약품 전환 이후 응급피임약 판매량은 30배 이상 증가했으나 낙태율 감소 효과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영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 이후, 사후피임약 사용은 확연히 증가했으나 낙태율은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후피임약을 미리 준비시켜도 낙태율에는 영향이 없었으며 보건서비스를 통해서 광범위하게 사후피임약을 사전 보급하는 것은 영연방국가에서 준비되지 않은 임신율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결론이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그밖에 스웨덴, 미국, 중국 등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임신과 낙태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오히려 성병 발병율이 증가했다고 역설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우리 여성들을 정상적인 피임으로 보호하지 못하고 사후피임약을 남용시켜 낙태와 성병의 위험성에 더 노출시켜야 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식약청의 이번 의약품 재분류(안)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어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여성들의 생식 건강과 관련해서는 “사후피임약이란 고용량의 호르몬(일반피임약의 10~15배)으로 만들어진 응급약이다”며, “정상적인 피임 없이 이를 필요시마다 오용하면 그 효과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그 남용으로 예기치 않은 부작용 및 합병증을 야기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사후피임약에 대한 WHO의 1998년 및 2002년 대단위 조사에 대한 논문 내용을 인용하며 “한 월경주기에 반복해서 사용할 경우 그 부작용이 심각하며 정상 용량 범위 안에서 사용하더라도 출혈(31%), 오심, 복통 등의 부작용 발현의 빈도가 높고, 무엇보다 임신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의 발현빈도가 높은 (피임실패율 15~40%) 의약품이다.”고 덧붙였다.

▲ 응급 피임약 각각의 부작용 빈도 (출처: WHO(1998), von Hertzen(WHO, 2002)>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부작용 등의 위험성을 갖고 있는 사후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할 때 발생하는 국민건강의 피해는 절대 편의성보다 우선 될 수 없으며, 그 피해의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음을 경고하는 바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사후피임약의 편리한 이용에 따른 무책임한 성문화 확산에 대해서는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은 최소한 정상적인 피임약의 복용률이 유럽이나 미국 수준이 된 이후 논의가 시작되어야 할 것으로, 우리나라의 현실에는 시기상조임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특히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성 노출이 증가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사후피임약이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될 경우 올바른 성의식과 정상적인 피임 문화를 정착시켜 불법낙태를 근절하려는 노력에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각 나라별 피임약 복용율을 보면 피임효과가 확실한 정상적인 피임약 복용률이 유럽과 미국에서는 15~40%에 이르는 반면, 우리나라는 약 2.5%에 불과하며 응급피임약의 복용률이 오히려 그 두 배나 되는 5.6%에 이르고 있다.

▲ 각 나라별 일반피임약 복용율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는 “여성건강을 최전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회원들과 함께 국민들의 피임 교육 및 상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면서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올바른 피임 정책을 펼쳐야한다.”고 촉구했다.




여성단체연합, 주먹구구식 정책에 ‘발끈’


여성단체연합이 식약청의 사전피임약을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하는 의약품 재분류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여성단체연합은 ‘낙태’에 대한 금지와 엄벌주의로 피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현실 속에서 사전피임약을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할 시 여성의 임신결정권을 빼앗는 일이라고 식약청의 의약품 재분류에 대해 비판했다.


또 여성단체연합은 식약청이 부작용을 이유로 사전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전환은 합리적인 대안이 아니며 부작용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 복약지도를 통해 부작용을 줄이는 것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여성단체연합은 복지부는 ‘낙태’ 예방 정책의 하나로 피임실천교육을 주장하면서 사전피임약의 접근을 떨어뜨리는 식약청의 결정은 주먹구구식 정책이라며 비판했다.


또한 여성단체연합은 사후피임약은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하고 사전피임약을 전문의약품으로 분류하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결정이며 이는 병원과 약국의 이해관계를 고려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여성단체연합 관계자는 “피임약에 대한 정책은 각종 이해관계나 경제적 논리의 경합이 아니라 피임과 관련해 여성이 처한 현실과 건강권이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며, “피임을 원하는 여성의 선택을 제한하는 경구 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전환을 당장 철회하라.”고 이번 식약청의 의약품 재분류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 오픈뉴스 & eope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추천뉴스

  • 李대통령, 국가폭력 피해자들에 '치유와 명예 회복' 정부 의지 전달
  • 李대통령,
  • 이재명  대통령
  • 이재명 대통령
  • 李대통령
  • 李대통령
  • 카카오·네이버서 '모바일 건강보험증' 발급 가능…공공서비스 21종 추가 개방
  • 한-벨기에 정상
  • 李대통령
  • 李대통령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사전·사후 피임약 재분류 논란 '일파만파'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