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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35_cp.jpg▲ 기사계첩.(자료=문화재청)
 
조선 숙종이 59세의 나이로 기로소(耆老所)에 입소한 것을 기념한 행사를 그린 서화칩 ‘기사계첩(耆社契帖)’이 보물 지정 31년 만에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보물 제929호 기사계첩을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사계첩은 숙종 45년(1719년)에 열린 행사 장면과 참석자 초상화 등으로 구성됐다. 궁중화원에 의뢰해 만들었으며 최종 완성 시점은 1720년이다.
 
계첩(契帖)이란 행사에 참여한 관료들이 계를 조직해 만든 화첩으로 보통 참석한 인원수대로 제작해 나눠 갖는 것이 풍습이었다. 이는 오늘날의 기념사진과 유사하다.
 
기로소는 70세 이상, 정2품 이상의 직책을 가진 노년의 문관을 우대하던 기관. 1719년 당시 숙종은 59세였기 때문에 기로소에 들어갈 시기가 되지 않았으나 태조 이성계가 60세에 들어간 전례에 따라 입소했다.

기사계첩그림은 어첩봉안도(御帖奉安圖)를 시작으로 숭정전진하전도(崇政殿進賀箋圖), 경현당석연도(景賢堂錫宴圖), 봉배귀사도(奉盃歸社圖), 기사사연도(耆社私宴圖) 순으로 실려있다.
 
그림 외에도 기로소 문신 임방(1640∼1724)이 쓴 서문, 경희궁 경현당 연회에서 숙종이 지은 글, 대제학 김유(1653∼1719)의 발문, 기로소 문신 11명 명단, 문신들이 쓴 축시 등으로 구성됐다.
 
화첩 마지막 장에는 도화서 화원 김진여(金振汝), 장태흥(張泰興) 등 실무자들의 이름이 기록된 것도 다른 궁중회화에서는 찾기 어려운 ‘기사계첩’ 만의 특징이다.
 
계첩에 수록된 그림은 화려한 채색과 섬세하고 절제된 묘사, 명암법을 적절하게 사용해 사실성이 돋보이는 얼굴 표현 등 조선 후기 ‘궁중행사도’ 중에서도 최고 수준을 보여주며 18세기 이후 궁중행사도 제작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제작 당시의 원형을 거의 상실하지 않았을 정도로 보존상태가 좋고 그림의 완성도가 매우 높아 조선 시대 궁중회화의 대표작으로 손색이 없어 국보로 승격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승격 이유를 밝혔다.
  
삼성문화재단이 소장한 ‘고려 천수관음보살도(高麗 千手觀音菩薩圖)’와 신흥사에 있는 ‘제진언집(諸眞言集) 목판’, 법장사가 보유한 ‘묘법연화경’은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
 
고려 천수관음보살도는 14세기에 제작됐으며 고려시대 천수관음보살도로는 유일한 현존품이다.
 
대비관음이라고도 불리는 천수관음은 40개가 넘는 큰 손과 눈이 촘촘하게 들어간 작은 손이 특징으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보살을 극대화한 존재다.
 
이 불화는 세월이 흐르면서 변색됐으나 11면의 얼굴과 44개의 손을 지닌 관음보살이 비교적 잘 보인다. 아울러 화려한 색감과 섬세한 필력으로 대상을 정확하게 묘사해 매우 우수한 조형감각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진언집 목판은 1658년에 신흥사에서 안심사본 목판을 다시 새긴 유물이다. 불정심다라니경(佛頂心陀羅尼經), 제진언집목록(諸眞言集目錄), 진언집(眞言集)으로 구성됐다.
 
한글, 한자, 범어(梵語)가 함께 기록된 희귀한 사례에 속하며 16~17세기 언어학과 불교의례 연구에 도움이 되는 자료다.
 
묘법연화경은 1405년 안심사에서 승려 신문이 주관해 간행한 불경이다. 조선 초기 명필인 성달생과 성개 형제가 부모의 명복을 기원하기 위해 쓴 판본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7권 2책 완질본으로 구결(口訣)이 표기돼 있고 한글로 토(吐)가 달려 있어 조선 초기 국어사 연구 자료로도 가치가 있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문화재청은 국보와 보물로 지정 예고한 문화재에 대해 30일간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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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 기로소 입소 그린 ‘기사계첩’ 31년만에 국보 승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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