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안부-고려대 공동 진상조사 결과 담아…피해 종합 규명에 중요한 자료
(오픈뉴스=opennews)
1940년대 일본이 ‘학도지원병’이라는 명목으로 우리나라의 학생과 청년 4385명을 아시아태평양전쟁에 강제 동원한 사실이 정부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 1944년 1월 학도병 입영을 다룬 조선 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자료=행정안전부)이번 보고서는 행안부 과거사업무지원단과 고려대가 지난해 10∼12월 공동 진행한 진상조사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는 학도병 제도 시행 배경, 동원규모 및 부대배치 실태, 생존자 회고록, 일본군 부대 명부 등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학도병 동원 피해실태를 규명하고 있다.
행안부는 “지금까지 학도병으로 동원된 조선인은 4385명으로 추정할 뿐 구체적인 자료가 없었으나 이번 보고서는 피해 실태를 종합적으로 규명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학도지원병은 ‘병역법’의 규정에 따라 입영이 연기됐던 전문학교 이상 졸업자를 대상으로한 군인 동원제도로 1943년 말 기만적인 지원과 전형절차를 거쳐 동원됐다.
또 학병 동원 대상자로 지목된 총 6203명 가운데 70%에 해당하는 4385명이 군인으로 차출됐으며 이는 실질적인 강제동원이라고 지적했다. 학도병을 거부한 청년들은 응징사의 형식으로 군수공장 등지에 보내졌다.
동원된 학도병은 1944년 1월 20일 일본군 부대에 입영 후 훈련을 받고 전선 각지로 재배치됐다. 절반가량은 일본, 30% 정도는 중국 전선, 나머지는 조선 내 부대에 잔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진은 당시 ‘육군특별지원병임시채용규칙’을 비롯해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 학도병 출신자 모임 ‘1·20 동지회’의 회고록, 한국 광복군·독립유공자 명부, 조선인강제연행진상조사단 명부, 일본군 부대 명부 등을 살펴봤다.
그 결과 학도병 가운데 일본군을 탈출해 광복군에 참가한 이가 43명,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은 사람이 71명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발굴한 자료 중에는 전선에 배치된 이후 탈출해 광복군 등으로 독립운동을 전개한 사람들의 기록도 상당수 있어 향후 독립유공자 포상의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사진이 찾은 일본군 명부에는 목숨을 걸고 일본군을 탈출한 학도병의 사례도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평양 출신 고(故) 김준엽 선생은 1944년 1월 20일 입영해 중국 안동과 상해관을 거쳐 보병으로 서주에 배치됐다.
그는 초년병 교육을 받던 그해 3월 행군 전날 복통을 호소해 교관으로부터 내무반에 머무를 것을 명령받았다. 그런데 같은 날 복통에도 불구하고 행군에 참가하겠다고 밝히고서는 그날 밤 부대를 빠져나왔다.
교관 및 반장은 김준엽 선생이 취침하고 있음을 확인했으나 다음날 아침 점호때 보이지 않아 수색 끝에 탈출했음을 확인했다.
일본군 경비대장은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으며 밀정까지 중국에 보냈으나 찾지 못했다. 그는 서류상으로는 ‘생사불명’으로 남았으나 한국 광복군에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안북도 삭주가 본적인 고(故) 장준하 선생도 1944년 7월 중국 서주에서 탈출해 자유의 몸이 된 것으로 기록됐다.
행안부 과거사업무지원단 관계자는 “꽃다운 청년들을 전장에 내몰아 희생시키는 등 일본이 과거에 우리나라에 끼친 강제동원 피해를 사실대로 정확히 밝혀내야 한다”며 “앞으로 진실규명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진상조사 보고서는 국가기록원 홈페이지(http://www.archives.go.kr)서 누구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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