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방송된 JTBC 금요시리즈 ‘러브 미’(연출 조영민, 극본 박은영·박희권, 제작 SLL·하우픽쳐스) 3-4회에서 서준경(서현진), 서진호(유재명), 서준서(이시우) 가족이 상실의 슬픔을 안은 채, 자신의 인생으로 나아가는 현재가 그려졌다.
그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멀어졌던 가족의 거리 또한 조금씩 좁혀졌다.
나의 불행에 엄마 탓을 했다는 후회도, 나만 잘 사는 것 같아 미안한 죄책감도, 내가 더 외롭다는 철없는 불평에서 한걸음씩 나왔고, 이젠 식탁에 마주앉아 건강식이 아닌 매운 음식도 먹으며 웃기로 했다.
그리고 버티기만 했던 지친 일상이 누군가의 온기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오늘부터 1일’이 된 준경과 주도현(장률)은 짧은 동거에 들어갔다. 갑자기 이사 날짜가 변경돼 도현이 함께 지내기로 했다는 머리 길고 날씬한 후배를 여자로 오해한 준경이 다급한 마음에 우리 집에서 지내라고 제안한 것.
컴컴한 유령같던 준경의 집은 요리하는 냄새로 채워졌고, 오랫동안 고장 난 세탁기는 다시 돌아갔으며, 현관엔 두 켤레의 신발이, 욕실엔 두 개의 칫솔이 놓였다.
무엇보다 퇴근한 준경을 환히 맞은 도현은 그녀를 잘 자고, 잘 웃는 ‘원래의 서준경’으로 되돌려놨다.
이렇게 좋아도 될까 싶을 만큼 행복했던 것도 잠시, 준경은 충격적 사실과 마주했다. 도현에겐 아들이 있었다. 자신을 속였다는 배신감에 분노를 쏟아내는 준경 앞에서 도현은 전후사정을 말할 수 없었다.
준경은 다시 텅 빈 침대에서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변명이라도 들어보자는 심경으로 도현에게 먼저 연락했다. 준경에게 달려온 도현은 그제야 과거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
스무 살 때 헤어진 여자친구가 아이를 낳아 함께 독일로 유학을 떠났는데, 14년만에 아빠를 만나 한국에 살고 싶다는 아들 다니엘과 연락이 닿았다는 것. 그녀에게 너무 미안했다는 도현을 준경은 이미 용서했다.
아니, 그의 얼굴을 보자마자 자신이 훨씬 더 좋아하고 있고, 그것만큼 도현을 다시 만나야 할 확실한 이유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두 사람은 다시 손을 맞잡았다.
준서는 구제불능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담당 교수의 지적대로 자기 인생에 더 민폐 끼치지 않기 위해, 엄마에게 더 일찍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걸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 곁엔 그가 힘들고 필요할 때마다 습관처럼 찾아가는 친구 지혜온(다현)이 있었다.
사실 혜온은 언젠가부터 준서가 신경쓰였다. 그가 집에 온다는 연락이 오면, 립글로스를 바르고 방향제를 뿌렸다.
준서의 여자친구 윤솔(김샤나)이 그를 어울리지도 않는 유명 댄서의 ‘남친룩’으로 바꿔 놓았을 때, 혜온은 체크셔츠 대학원생 준서도 멋있다고 있는 그대로 북돋았다. 아직은 혜온의 영양가 높은 위로를 모르는 준서가 곁을 돌아보길 기원하게 한 순간이었다.
제주도로 패키지 여행을 떠난 진호는 낯선 자신을 마주했다. 가이드 진자영(윤세아)은 유독 “같이 오기로 했던 아내가 먼저 떠났다”고 덤덤히 털어놓은 진호를 살폈다.
자영도 10년 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냈다. 그리고 함께 걷기로 약속했던 산티아고 순례길 코스를 홀로 마치고 극단적 생각까지 했었다.
그래서 진호에게 아직 가엽고 애틋한 내 인생의 축제가 끝나지 않았다고 진심으로 말해줄 수 있었다. 미안하고 괴로웠던 마음이 누그러졌고, 다 함께 웃고, 대화하고, 춤추던 진호는 자영이 좋아하는 노래도 듣고 싶어졌다.
패키지 팀과 신난 뒤풀이를 마치고 진호는 자영과 함께 그녀가 머무는 공간으로 갔다. 그곳에서 자신은 사진을 찍거나 SNS에 올리듯 기억하고 싶은 걸 그린다는 자영의 그림을 보던 중, 제주 요트 위에서 머리를 휘날리는 자신의 스케치를 발견하고 놀랐다.
마음이 통하는 기나긴 대화 끝, “자고 갈래요?”라는 자영의 제안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심장이 뛰었다. 그래서 그녀의 집을 나왔던 진호는 무언가 결심한 듯 다시 돌아가 “진짜 자고 가도 되나요?”라고 물었다.
여행길에서 환영으로 만난 아내 미란(장혜진)의 부탁대로, 자신만 생각하고, 자신을 위해서 살고, 무엇보다 진심으로 행복해지기 위한 용기에 다음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지는 심박수 최고조 엔딩이었다.
‘러브 미’는 요세핀 보르네부쉬(Josephine Bornebusch)가 창작한 동명의 스웨덴 오리지널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며, 호주BINGE/FOXTEL에서도 동명의 타이틀 ‘Love Me’로 리메이크된 바 있다.
‘러브 미’는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50분, JTBC에서 2회 연속 방송된다. 일본에서는 OTT 서비스 U-NEXT(유넥스트),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 중동, 아시아 및 인도에서는 아시안 엔터테인먼트 전문 글로벌 OTT Rakuten Viki(라쿠텐 비키), 그 외 다양한 플랫폼들을 통해 글로벌 시청자도 ‘러브 미’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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