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방송된 KBS 대기획 ‘트랜스휴먼’ 3부 ‘유전자 혁명’에서는 유타대학교의 멜리사 일라르도 교수가 임신 중에도 물질을 하는 제주 해녀의 특별한 능력을 주제로 흥미로운 연구를 소개했다.
실제로 해녀들은 육지 여성보다 혈압 조절과 관련된 유전자 유형이 더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일라르도 교수는 이를 제주 해녀들의 약 1300년에 걸친 진화로 해석하며 “인간은 생활 방식에 따라 더 많이 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대에 걸쳐 느리게 진화하던 인류는 1990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진화의 주도권을 스스로 잡았다. ‘A·T·G·C‘ 네 가지 염기가 30억 쌍의 조합으로 생명 현상을 조절하는 인간의 DNA 서열을 밝힌 것이다.
현재는 유전자 교정 기술의 발전으로, 조지 처치 박사가 인체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만을 제거해 돼지 신장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등 놀라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돼지 신장을 이식받은 67세 팀 앤드루스는 271일 동안 건강하게 생활하며 본격적인 임상시험의 가능성을 열었다. 카이스트 김진수 교수는 “이제 인간이 진화의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0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제니퍼 다우드나 박사는 세균에서 착안한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했다. DNA를 정교하게 자르는 이 기술은 ‘낫 모양 적혈구병’으로 생명이 위태로웠던 13세 소녀 아샨티의 삶을 구했다.
또한 염기 하나만 선택적으로 교체할 수 있는 더 정밀한 유전자 교정 기술을 개발한 데이비드 리우 교수는 희귀 백혈병을 앓던 13세 소녀 앨리사 태플리를 치료했다.
현재 16세가 된 앨리사는 “(그때는) 다음 생일까지도 못 버틸 거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모든 꿈을 이루게 해줄 힘이 제 손안에 있다”면서 희망찬 미래를 되찾았다.
한국에서도 유전자 염기 교정을 기반으로 치료제 개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김정훈 교수는 ‘프라임 교정 기술’을 통해 희귀 유전질환인 레버 선천성 흑암시를 앓는 9살 규빈이를 치료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장수 유전자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니르 바질라이 교수는 장수 유전자(FOXO3, CETP)를 발견했다. 그는 노화를 질병으로 보고 접근하는 ‘TAME 임상시험’을 통해 ‘노화 치료’라는 전례 없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하버드대학교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는 카이스트 양재현 교수와 함께 노화의 원인을 ‘후성유전체의 변이’에서 찾았다.
유전자 조작 생쥐에서 노화를 되돌리는 데 성공한 싱클레어 교수는 “인간 세포에서는 후성유전학적 시계를 90세에서 25세로 되감고 있다”, “인체는 컴퓨터에 더 가깝고, 재설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있다”고 역노화 가능성을 설명했다.
한편, 엄마와 오빠도 조로증 환자였던 티파니 웨데킨드의 사례도 소개됐다.
올해 47세인 그는 또래보다 빠른 노화로 머리카락과 치아가 빠지고 깊은 주름이 생겼다. 티파니는 “오빠가 끔찍하게 죽는 걸 봤다. 내게도 닥칠 일이라 생각했다. 정말로 살고 싶으면 다르게 살아야겠다 싶었다”며 자신에게 충실한 일상을 살고 있다.
장수 유전자의 발견 이후 조로증과의 연관성을 바탕으로 증상 완화 가능성도 탐색되고 있다. 티파니는 “저를 (유전자) 교정한다니 소름이 쭉 끼친다. 저는 과학을 믿는다”며 희망을 드러냈다.
내레이터 한효주는 “우리는 유전자를 스스로 조절해 생명을 연장하는 시대에 들어섰다”며 “진화의 방향과 속도를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선택의 시간”이라고 전해 묵직한 울림을 자아냈다.
한효주의 따뜻한 목소리로 ‘사이보그’, ‘뇌 임플란트’, ‘유전자 혁명’을 통해 인류 진화의 최전선을 조명한 KBS 대기획 ‘트랜스휴먼’ 3부작은 시청자들의 큰 호응 속에 마무리됐다.
‘트랜스휴먼’ 3부작은 KBS 홈페이지와 KBS 다큐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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