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주 소담스런 눈이 내리고, 벌써 한 해 결실을 거두는 세밑입니다.
올 한 해도 우리는 험난한 글로벌 경제위기 파고를 헤쳐가면서도 여러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 환경 분야 세계은행인 녹색기후기금 GCF를 유치했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올해는 무역대국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무역 8대 강국’에 올랐습니다. 20여 년 전 장기국가발전전략을 세울 때만 해도 이탈리아는 우리의 꿈의 목표였지마는, 우리는 마침내 그 고지를 넘어섰습니다.
무역입국의 뜻을 세운지 반세기만에, 황무지에서 세계 8위 무역 강국을 일군 것은 우리 스스로 자랑스러워해도 좋은 위대한 성취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놀라운 성취를 이뤄낸 기업인과 근로자, 공직자,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모두가 오늘의 영광과 기쁨의 주인공이라고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경제는 상대적으로 세계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마는 우리 또한 성장률이 낮아지고 투자 감소로 일자리 창출이 둔화되면서, 중산층과 서민경제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올 겨울은 예년보다 매서운 추위가 온다는데, 서민들 겨울나기가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정부는 형편이 어려운 분들이 겨울을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돕고, 건강을 보살피고, 일자리를 제공하는 동절기 서민생활 안정대책을 마련해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소년소녀가장과 한부모 가정에 난방용 등유를 지원하고, 8만3천 가구에는 연탄쿠폰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어르신을 포함해서 각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한 가구에는 의료전문가가 직접 찾아가서 건강을 돌보도록 했습니다.
겨울철에는 일용직 일자리가 줄면서 저소득층 생계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연중 시행하고 있는 저소득층 일자리 사업은 내년에는 종전보다 2만5천여 명이 많은 59만 명으로 확대하고, 예년보다 앞당겨 시행하고자 합니다.
겨울 방학동안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취약계층 어린이를 위해서 무료 돌봄교실을 늘리고, 급식을 지원하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부는 역대 최고 복지예산을 편성하고, 어려운 분들에 대한 도움을 계속 넓히고 있지마는, 정부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형편이 어려워도 서로 돕고 사는 아름다운 전통을 간직해 왔습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도 나눔을 실천하는 따뜻한 마음이 더욱 널리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전남 여수에 사는 예진이네 가족의 이야기를 소개드리고 싶습니다. 여덟 살 유예진 어린이(가명)는 지적장애를 가진 어머니, 폐지를 줍는 아버지와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마는 예진이는 지난 1년 동안 차곡차곡 채워 온 돼지 저금통 세 개를 얼마 전 주민센터에 맡겼습니다. 예진이는 작년에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써 달라고 하면서, 3년 간 채운 돼지 저금통을 기부했다고 합니다. 정말 가슴이 뭉클하고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합니다,
인하대 부속중학교 김창완 선생님은 산동네 판잣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신문배달과 트럭운전을 하면서 교사의 꿈을 키웠습니다. 이제는 어엿한 선생님이 되어서 가난으로 배움을 중단할 위기에 놓인 후배들에게, 매년 수백만 원의 장학금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창완 선생님 인터뷰) “나 또한 오늘이 있기까지 주위의 도움을 받았기에, 주변에 어려운 후배들을 도와야 한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지금 힘들고 고단한 처지에 있더라도 절대로 비관하지 말고 일기장에 자신의 미래를 상상하고 희망적인 각오를 다지기 바랍니다.”
기업들도 연말을 맞아 나눔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과 현대차, LG 같은 대기업들이 앞장서서 이웃사랑 성금을 기부하고 있고, 대기업뿐만 아니라 많은 중소기업들도 잇따라 동참하고 있습니다.
온누리상품권 구매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온누리상품권은 지난 2009년 정부가 전통시장을 살리고 소상공인을 지원하자는 뜻에서 시작했습니다.
기업들이 작년에는 2천200억 원, 올 해 4천억 원이 넘게 구입을 했습니다. 이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는 여러 기업과 공공기관이 1기관 1시장 자매결연을 맺고 온누리 상품권 이용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전통시장에 갈 때마다 시장 상인들이 “온누리상품권 덕분에 정말 많은 덕을 보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하는 인사를 받곤 합니다. 그 때마다 저는 그 감사 인사를 온누리상품권 구매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고자 합니다.
소상공인, 서민을 위한 미소금융에도 여러 기업과 은행이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총 7천억 원 이상을 지원해 자활을 위한 희망의 홀씨를 뿌렸습니다. 나눔경영을 실천해 온 모든 기업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드립니다.
선진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많든 적든 금액에 상관없이 기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도 생활 속에서 나눔을 꾸준히 실천하는 분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직장인 월급나눔 캠페인’은 매달 월급에서 소액을 떼어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새로운 한국형 기부문화입니다. 540개 기업에서, 13만 명 넘게 동참하고 있습니다. ‘착한가게’라는 이름으로 나눔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가게 사장님들도 전국에 4천명이 넘었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어려운 가운데서도 서로 돕고, 마음이 따뜻한 사회야말로 진정한 선진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구세군 자선냄비 종소리가 거리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전국 곳곳에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졌습니다. 지난 주 눈이 내리는 날, 행사에서 돌아오는 길에 광화문에 있는 구세군 자선냄비를 찾았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언제나 그 곳에 들리곤 했습니다.
올해도 많은 분들이 정성을 모아서 모두가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구세군 직원은 “금년엔 작년보다 훨씬 참여율이 높습니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날씨는 추웠지만 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눔은 마음을 가득 채우는 일이고, 함께하는 행복은 더 커진다고 합니다. 이웃과 사랑을 나누고, 희망을 밝히는 연말연시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 일에 참여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2012.12.10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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