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연출 오현종, 극본 백선우, 제작 SLL·하이지음스튜디오)가 17일 호평 속에 막을 내렸다.
남하늘(박신혜 분)과 여정우(박형식 분)는 결국 결혼을 약속하며 더없이 완벽한 해피엔딩을 맞았고, 삶의 모퉁이를 지나 매일 하루를 채워 나가는 모든 이들의 앞날을 예고하며 꽉 찬 힐링을 안겨주었다.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6.5% 수도권 7.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남하늘은 여정우의 청혼에 답할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여정우와 만남을 약속한 그날, 남하늘이 6개월의 해외 연수를 제안받는 변수가 생기며 두 사람은 또 한 번 고민에 빠졌다.
남하늘에게 의사로서 좋은 경험이자 기회인 것은 분명했지만, 여정우와 떨어져 지내기에는 짧지 않은 시간이었던 것. 하지만 여정우는 남하늘이 고민하는 것을 보고, 자신은 걱정 말고 원한다면 다녀오라고 그를 안심시켰다. 물론 그것이 그의 솔직한 마음은 아니었다.
빈대영(윤박 분)은 진상 환자의 컴플레인에 이홍란(공성하 분)의 도움을 받는 상황이 됐다. 자신이 지켜주겠고 했던 약속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 속상했다.
설상가상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도혜지(송지우 분) 간호사의 사직서를 받으며 마음은 더욱 심란했다.
여정우는 한번 잡아보라고 했지만, 빈대영은 “꿈이라면 보내주는 게 맞지. 하고 싶은 일이 있단 게 얼마나 대단해”라며 “내 욕심에 다음으로 미루게 하고 싶진 않아. 진짜 위한다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보내주는 게 맞지”라고 답했다.
그 말은 여정우의 마음을 움직였다. 남하늘을 보내주기로 다짐한 것. 두 사람은 헤어지기까지 남은 시간, 그리고 서로 떨어져 있는 6개월 동안 어떻게 지낼지 상상했다.
하지만 힘겹게 내린 고민과 결심이 무색하게 남하늘은 해외 연수 기회를 잃게 됐다. 차마 여정우와 가족들에게 그 사실을 알릴 새 없이, 눈물의(?) 굿바이 파티까지 열리며 남하늘은 어쩔 줄 몰랐다. 다행히 여정우는 남하늘의 해외 연수가 불발 됐음을 알고 상황을 무마했다.
여정우의 걱정과 달리 남하늘은 생각보다 의연했다. 예전이라면 이 상황에 자책하고 무너졌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최선을 다했음에도 원하는 결과가 오지 않았을 땐, 그저 아주 잠깐만 실망하고 다음 번 행운을 기대하며 묵묵히 내일을 준비하면 된다’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었다.
한편, 여정우는 빈대영의 배려 속에 다시 병원 개원을 준비했다. 예전이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이었지만, 이제는 대단하고 소중하게 여겨졌다. 이처럼 두 사람의 변화와 성장은 길고 긴 터널 끝에 찾아온 빛과도 같았다.
남하늘의 가족들과 친구들도 저마다의 행복을 찾아가고 있었다.
다른 듯 닮은 서로에게 더욱 빠져든 빈대영과 이홍란, 자식들로 인해 다시 웃게 된 공월선(장혜진 분), 첫사랑과 운명처럼 재회한 공태선(현봉식 분), 밀면으로 자그마한 꿈을 품게 된 남바다(윤상현 분) 등의 달라진 일상이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비록 하루하루는 벅차고 힘들지라도, 다시 또 하루를 꿋꿋하게 살아 내리라 믿는다”라는 남하늘의 담담한 내레이션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닥터슬럼프’는 인생 상승 곡선만을 달리다 브레이크 제대로 걸린 남하늘과 여정우의 ‘망한 인생’ 심폐 소생기를 통해 안방극장에 웃음과 설렘, 응원과 위로를 불어넣었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우울증, 번아웃, 슬럼프 등 ‘마음의 병’을 다루는 만큼 현실 공감과 과몰입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가운데 학창시절 전교 1등을 다투며 가장 찬란한 시절을 함께 했던 ‘혐관(혐오 관계)’ 라이벌에서, 14년 후 각자의 이유로 의사 가운을 벗은 가장 초라한 시절도 함께 하게 된 남하늘과 여정우의 관계성은 특별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인생 암흑기 속에서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는 이들의 ‘쌍방 힐링’에 저절로 빠져들었다.
특히 ‘힐링 로코’의 정수를 보여준 연출과 대본은 배우들의 열연을 통해 완성됐다. 무엇보다 박신혜와 박형식은 연기, 비주얼, 케미스트리까지 ‘로코 최적화’ 조합으로 호평을 이끌었다.
말 그대로 코미디와 로맨스를 자유롭게 오가며, 차진 티키타카로 웃음을 더하고 눈빛과 호흡 하나로 설렘을 높였다. 여기에 유쾌함과 따뜻함을 모두 배가한 ‘빈대영’ 역의 윤박, ‘이홍란’ 역의 공성하의 존재감도 눈길을 끌었다.
오동민은 ‘민경민’ 역으로 충격적인 비밀과 반전을 책임졌고 장혜진, 현봉식, 윤상현은 ‘남하늘 패밀리’로 맛깔나는 연기와 시너지를 발산했다.
일찍이 “결국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극복하는 방법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힘으로만 가능하다는 선한 메시지에 이끌렸다”라고 밝힌 오현종 감독의 말처럼, 극중 남하늘과 여정우를 닮은 선하고 따뜻한 이야기는 겨우내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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