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필수의료 등 저평가 항목을 집중 인상할 수 있도록 수가 결정구조를 개편해 중증·응급환자·수술 등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
이에 종별 환산지수 계약에 따른 행위별 수가의 일괄 인상 구조를 탈피하고, 업무강도가 높고 자원 소모가 많으나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항목의 상대가치 점수를 집중 인상한다.
또한 연간 의료 이용이 현저히 적은 가입자에게는 전년에 납부한 보험료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간 12만 원 한도의 바우처로 지원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 ‘국민건강보험법’ 제3조의2에 따라 건강보험의 건전한 운영을 위해 이같은 내용의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을 발표, 중장기 건강보험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종합계획은 가입자 및 공급자 단체, 관계기관,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한 8차례 추진단·자문단 회의와 정책토론회 및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논의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마련했다.
최근 지역·필수의료 공백, 필수의약품 부족 등 의료공급 위기는 국민의 생명·건강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
또한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와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인한 사회 전반의 축소(다운사이징)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종전 건강보험 정책은 보장률 제고에 편중돼 ▲수도권·대형병원 쏠림에 따른 지역의료 공백 ▲진료량 감소 및 보상수준 불균형으로 인한 필수의료 기피 ▲본인부담 감소로 인한 불필요한 의료이용 증가 등 현행 지불제도가 유발하는 구조적 문제는 더 악화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이번 계획에서 건강보험 체계를 근본적으로 전환해 변화하는 여건 속에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가 모두 건강보험 혜택을 공평하게 누리면서도 지속 가능하도록 건강보험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다.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혁
의료서비스의 적정 공급과 정당한 보상을 위해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혁을 추진한다.
행위별 수가의 틀을 넘어 진료량보다는 의료의 질·성과 달성에 따라 차등 보상을 제공하는 대안적 지불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대안적 지불제도는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사후보상 시범사업,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 지역의료 혁신 시범사업 등이 있다.
특히 지불제도 개혁을 위한 모형 개발, 시범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혁신계정을 도입하고, 심사·평가도 성과 중심의 통합적 체계로 전환한다.
공통지표는 평가통합포털을 통한 공통지표 선정·활용해 유사지표에 대한 평가 반복 등에 따른 요양기관의 행정부담을 완화하고, ‘투입·구조·과정지표’ 위주에서 ‘성과지표’ 중심으로 평가지표를 재정비한다.
성과보상은 의료질 평가지원금 등은 기관별 성과에 비례한 보상으로 개편하고 각종 평가 관련 재원을 통합해 1조 5000억 원 규모의 재원을 조성한다.
의료서비스 지원체계 개선
의료격차 해소와 건강한 삶 보상을 위해 의료서비스 지원체계를 개선한다.
우선 국립대병원 등 거점기관 중심으로 지역 의료기관 간 연계·협력을 강화해 생애·질병 단계별로 필요한 의료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는 전달체계를 구축한다.
연간 의료 이용이 적은 가입자는 연간 12만 원 한도의 바우처로 지원하고, 건강생활실천지원금 지원 대상을 늘리는 등 자기 주도적 건강관리에 대한 혜택을 확대한다.
아울러 맞춤형 건강검진 및 다제약물 관리 등 만성질환에 대한 포괄적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정신·여성·아동 건강관리 서비스 확대 및 노년층 욕구에 부합하는 거주지 중심 생애말기 의료 지원을 추진하는 등 예방과 통합적 건강관리 지원도 강화한다.
특히 본인부담상한제와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지속 확대하고, 보험료 체납에 따른 급여 제한을 최소화하는 등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안전망을 개선한다.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암, 희귀난치질환 등에 대한 약제비 부담을 지속적으로 완화하고, 급성기 환자의 간병 부담 완화를 위해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과도한 의료비 부담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도 강구한다.
건강보험재정 효율적 관리
의료남용을 철저히 차단하고 국민과 국가가 부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보험재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이에 환자에게 불리한 비급여 선택을 방지하기 위해 비급여 진료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금융위원회와 협력해 실손보험 개선체계를 구축한다.
도수치료, 백내장 수술 등 비중증 과잉 비급여 진료는 급여·비급여 혼합진료 금지 적용을 추진하고, 재평가를 통해 비급여 진료도 퇴출 기전을 마련하는 등 비급여 관리를 대폭 강화한다.
OECD 평균보다 현저히 많은 병상과 장비 수는 적정하게 관리하고, ‘현명한 선택 캠페인(choosing wisely campaign)’의 일환으로 적정의료 목록을 보급해 의료서비스 과잉 공급을 방지한다.
한편 우리나라의 연간 외래이용횟수가 OECD 평균의 3배 수준으로 높은 점 등을 감안해 분기별로 의료 이용량 및 의료비 지출에 대한 알림서비스를 제공하고, 과다 이용 시에는 본인부담을 높이는 등 합리적 의료 이용을 유도한다.
아울러 기존 급여 항목의 재평가를 주기적으로 실시해 의학적 효과나 경제성이 떨어지는 항목은 가격을 조정하거나 퇴출하는 기전을 확립한다.
유튜버 등 새로운 형태의 소득에 대한 보험료 부과방식을 검토하고, 일시 납부, 소득 발생·보험료 부과 간 시차 최소화 등을 통해 납부 편의를 개선한다.
재정지표 공개도 확대하고 국회보고 절차를 강화하는 등 더욱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보험재정 운영·관리 체계도 마련한다.
의료 혁신 지원
필수의약품 등 안정적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치료기회 확대를 위한 의료 혁신을 지원한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보건안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수의약품 등 안정적 공급체계 확보가 중요하다.
이에 꼭 필요한 의약품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국산 원료의 사용을 유도하고, 국내 생산 기반시설(인프라) 유지를 위해 약가를 우대하는 등 다각적 지원을 강구한다.
현재 치료법이 없는 질환의 치료 기회를 열어주거나 기존 치료법보다 현저히 효과가 우수한 혁신적 의료기술은 등재기간 단축, 경제성 평가 완화, 가격 우대 등을 통하여 신속하게 도입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연구개발(R&D) 투자, 필수의약품 공급,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하여 보건의료 혁신을 주도하고 안정적 공급망 구축에도 기여하는 기업에게 가격 우대 등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와 함께 개인정보 보호를 확실히 하면서도 공익적·과학적 연구와 자기 주도 건강관리를 위한 건강보험 데이터 개방·활용은 확대하여 보건의료 혁신을 선도한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계획을 통해 꼭 필요한 의료를 튼튼히 보장하고, 합리적으로 가격을 조정해 의료 공급을 정상화하겠다”며 “불필요한 의료쇼핑 등 의료 남용은 줄이고, 안정적인 공급망과 의료혁신 지원체계를 구축해 미래에도 계속 누릴 수 있는 건강보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제2차관은 아울러 “국민이 적정하게 받고 있는 건강보험 혜택을 계속 지원하고, 필수의료 등 국민의 생명·건강과 직결되나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영역에는 5년 동안 10조 원 이상을 집중 지원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지난 1일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포함해 그동안의 필수의료 대책이 안정적 재정 지원하에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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