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FIFA랭킹 23위)이 1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아시안컵 E조 1차전에서 황인범의 선제골, 이강인의 멀티골로 바레인(86위)에 3-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바레인과의 역대전적은 12승 4무 1패가 됐다.
이번 승리로 축구 대표팀은 ‘조별리그 후 토너먼트’ 체제가 확립된 1972년 대회 이후 조별리그 첫 경기 무패행진을 12경기(6승 6무)로 늘리게 됐다.
아쉽게도 작년 9월 웨일스전(0-0)부터 이어진 축구 대표팀의 무실점 기록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한국은 지난 6일 이라크전 1-0 승리를 통해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하는 7경기 연속 무실점을 달성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무실점 시 1970년 11월부터 12월까지 킹스컵과 방콕 아시안게임에 걸쳐 수립된 8경기 연속 무실점과 함께 역대 공동 2위에 오를 수 있었지만, 대회 첫 경기 승리에 만족하게 됐다.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3 AFC 아시안컵은 1월 12일부터 2월 10일까지 도하, 알라이얀 등을 중심으로 8개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24개국이 4팀씩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후 각 조 1,2위를 기록한 12팀에 더해 3위 중 성적이 좋은 4팀까지 총 16개 팀이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장식한 한국은 20일 요르단, 25일 말레이시아를 차례로 상대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조규성(미트윌란)이 최전방에 배치된 가운데 손흥민(토트넘)이 밑에서 자유롭게 움직였다. 양 날개에는 이재성(마인츠)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섰고, 중원은 황인범(즈베즈다)과 박용우(알아인)가 형성했다. 포백은 이기제(수원삼성)-김민재(뮌헨)-정승현-설영우(울산 HD)가 구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알샤밥)가 꼈다.
경기 초반엔 한국이 볼 점유율을 가져갔지만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7분 바레인이 세트피스에서 모하메드 마룬의 날카로운 헤더를 통해 첫 슈팅을 가져가며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전반 10분과 13분엔 박용우와 김민재가 각각 상대 공격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경고를 받으며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한국은 이강인을 활용해 상대 수비를 공략하려 했다. 오른쪽 측면에 있던 이강인은 끊임없이 중앙으로 파고들어 전방에 있는 공격수들에게 정확한 침투 패스를 투입했다. 그러던 중 전반 21분이 돼서야 한국의 첫 슈팅이 나왔다. 이재성이 왼쪽 측면을 파고들어 정교한 크로스를 올렸고 황인범이 몸을 던져 시도한 헤딩은 골대 옆으로 빗나갔다.
이후에도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고 전반 28분엔 이기제까지 경고를 받으면서 한국은 전반 30분이 채 되지 않아 3명이 경고를 받는 부담스러운 상황을 안게 됐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던 중 전반 30분 조규성이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이번에도 이재성이 왼쪽 측면에서 정확한 크로스를 보내줬고 조규성에 상대 수비의 견제가 없는 상태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 위로 뜨고 말았다.
한국은 마침내 정적을 깨는 데에 성공했다. 답답한 흐름을 전환시킨 건 황인범이었다. 이에 더해 왼쪽 측면을 활발하게 누볐던 이재성의 움직임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휘했다. 전반 33분 김민재의 패스를 받은 이재성이 왼쪽 측면에서 공간을 잡았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투입했다. 크로스는 손흥민을 지나쳐 황인범에게 연결됐고, 황인범이 깔끔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전반전을 리드한 채 마쳤지만 후반전에 돌입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바레인의 공격 작업 중 후반 6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발생한 혼전상황에서 동료가 시도한 슈팅이 수비에 굴절돼 옆으로 흘렀다. 이를 압둘라 알 하샤시가 문전에서 재차 슈팅을 시도해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한국에게 다시 리드를 가져오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실점을 허용한지 5분 뒤 이강인이 자신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작렬시켰다. 후반 11분 왼쪽 측면으로 빠져있던 김민재가 중앙에 있던 이강인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볼을 잡은 이강인은 지체하지 않고 통렬한 왼발 슈팅을 때렸고, 이는 골키퍼가 손 쓸 수 없는 궤적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강인의 왼발이 또 한 번 포효했다. 후반 24분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상대 볼을 탈취한 후 황인범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황인범이 오른쪽에서 자유롭게 있던 이강인에게 곧바로 패스를 투입했고, 이강인은 골대 먼 쪽을 노리는 정확한 슈팅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장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2골 차 리드를 잡자 후반 27분 조규성을 빼고 홍현석을 투입해 중원을 강화했다. 자연스레 조규성을 대신해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올라가며 상대 뒷공간을 노렸다. 동시에 김민재 대신 김영권을 투입하며 경고 한 장이 있던 김민재를 추후 경기에 대비해 관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43분 손흥민과 이강인의 호흡이 경기에 쐐기를 박을 뻔했지만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강인이 전방으로 뛰어가던 손흥민에게 환상적인 패스를 투입했다.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1대1 찬스를 잡은 손흥민이 골대 먼 쪽을 향해 낮은 슈팅을 시도했지만 빗나갔고 경기는 한국의 3-1 승리로 마무리됐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1차전
한국 3-1 바레인
득점: 황인범(전38) 이강인(후11, 후24, 이상 한국) 압둘라 알 하샤시(후6, 바레인)
출전선수: 김승규(GK), 이기제(후8 김태환), 김민재(후27 김영권), 정승현, 설영우, 박용우(후37 박진섭), 황인범, 이재성(후37 정우영), 이강인, 손흥민, 조규성(후27 홍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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