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 대표팀(FIFA랭킹 33위)은 27일 레바논 시돈의 사이다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조규성의 결승골에 힘입어 레바논(95위)을 1-0으로 이겼다. 최종예선 7경기 무패(5승2무)로 승점 17점을 기록한 한국은 이날 이라크를 1-0으로 이긴 이란(승점 19점, 6승 1무)에 이어 조 2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다음달 1일 UAE 두바이에서 시리아와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을 벌인다.
한국은 10회 연속 본선 진출 확정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뒤이어 열린 UAE-시리아전에서 3위 UAE가 2-0으로 이겨 승점 9점(2승3무2패)을 기록, 최종예선 3경기를 남겨두고 한국과의 승점차가 8점으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시리아와의 8차전에서 승리하면 자력으로 조 2위를 확보해 본선에 오르게 된다.
아시아에 배정된 월드컵 티켓은 총 4.5장이다. A·B조 2위까지 본선에 직행하고, 조 3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벤투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투톱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21일 몰도바와의 친선경기(4-0 승)에서 실험했던 전술이다. 몰도바전에서는 김건희와 조규성이 호흡을 맞췄지만 이날은 황의조와 조규성이 투톱 파트너로 나섰다.
이재성, 황인범, 권창훈이 2선에서 투톱을 뒷받침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카타르 알사드에서 뛰는 정우영이 포진했다. 포백 수비진은 김진수-김영권-김민재-이용이 맡았다.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한국은 고르지 않은 레바논의 홈구장에서 패스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었다. 패스한 공이 불규칙 바운드되는 경우가 많아 볼 컨트롤이 쉽지 않았다. 이 때문인지 대표팀은 땅볼 패스를 고집하지 않고 공중볼을 적절히 활용했다. 더불어 투톱의 위력을 살리기 위해 측면 크로스도 많이 나왔다.
황의조와 조규성의 호흡이 초반부터 빛났다. 전반 초반 골키퍼 김승규가 길게 킥한 공을 조규성이 측면으로 빠져나오며 잡아냈다. 이후 조규성은 쇄도하는 황의조에게 곧바로 왼발 크로스를 시도했으나 황의조가 잡기 직전 레바논 골키퍼가 넘어지며 잡아냈다.
황의조는 몇 차례 좋은 찬스를 더 잡았다. 전반 16분 이용이 오른쪽 엔드라인 근처에서 올린 크로스를 황의조가 헤더로 연결했으나 아쉽게도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34분 경에는 김진수가 올린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에 황의조가 발을 뻗었으나 간발의 차이로 닿지 않았다.
기회를 놓친 한국에게 가슴 철렁한 위기가 찾아왔다. 전반 39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프리킥을 레바논의 마헤르 사브라가 머리로 떨궜고, 알렉산더 멜키가 곧바로 오른발 슛 했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이를 펠릭스 멜키가 재차 슈팅했으나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실점 위기를 넘긴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귀중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황의조와 조규성이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황의조가 올린 왼발 크로스를 조규성이 수비수 사이로 순간적으로 빠져나오며 오른발 논스톱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조규성은 경례 세리머니 이후 어시스트한 황의조에게 달려가 안기며 기뻐했다. 지난 15일 아이슬란드전 데뷔골 이후 나온 조규성의 A매치 2호골이다.
1-0으로 앞선 한국은 후반 들어 매서워진 레바논의 공세에 다소 고전했다. 레바논이 두 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라인을 끌어올렸다. 후반 중반 펠릭스 멜키가 시도한 중거리 슈팅은 왼쪽 골 포스트를 때렸다. 곧바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났지만 후속 찬스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오래 지나지 않아 안정감을 되찾았다. 후반 막판에는 위협적인 슈팅을 연달아 날렸다. 후반 10여 분을 남기고 권창훈이 박스 오른쪽에서 시도한 왼발 슛은 오른쪽 옆그물을 때렸다. 이후 황의조가 박스 오른쪽에서 때린 오른발 슛은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한국은 후반 종료 직전에 다시 한번 위기에 처했다. 레바논이 박스 오른쪽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하산 마투크가 오른발로 올린 프리킥을 파델 안타르가 골문 바로 앞에서 프리 헤더로 연결했으나 다행히도 공은 크로스바 위로 날아갔다.
결국 한국은 교체 선수를 한 명도 투입하지 않은 채로도 남은 시간을 잘 보내며 승점 3점을 가져왔다. 한국대표팀 선발 11명 전원이 교체 없이 풀타임 뛴 것은 2006년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7 아시안컵 예선 시리아전(1-1 무, 당시 감독 핌 베어벡) 이후 15년 3개월 만에 나온 기록이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
대한민국 1-0 레바논
득점 : 조규성(전45+1)
출전선수 : 김승규(GK), 김진수, 김영권, 김민재, 이용, 정우영, 이재성, 황인범, 권창훈, 조규성, 황의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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