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싱가포르, 대만 등 8명 작가 참여해 비디오, 설치, 회화 등 13점 작품 선보여

경이로운 전환은 주식, 가상화폐,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투자 열풍과 노동의 가치 하락 사이에서 발생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을 살펴보기 위해 기획됐으며,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상승과 하강이라는 자본주의의 현상적 운동성을 통해 동시대 현실에 대한 이해를 시도한다.
이번 전시에는 강민기, 강태훈, 권은비, 김정근, 이승훈, 임영주, 저우위정, 호루이안 8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비디오, 설치, 회화 등 총 13점의 국내외 작품이 출품된다.
싱가포르의 호루이안은 경제성장 시기의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포착해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을 작품을 통해 설명한다. 기적에서 위기로, 다시 기적으로 이어지는 금융위기의 서사를 통해 자본주의 학습장으로서의 아시아의 역할을 살펴볼 수 있다.
영상 작업을 주로 해 온 이승훈은 해운대의 초고층 아파트를 아래에서 위로 촬영한 흑백영상 '틸-업'을 선보인다. 거대한 건축물을 올려다보는 시선에 끝없이 상승하고자 하는 욕망을 나타냈다.
임영주는 영상설치 작업을 통해 우리 시대의 믿음에 대한 몰입을 탐구한다. 작품 '세타'에서는 ‘하루 만 보 걷기’에서 시작하여 주식거래, 휴거 소동을 서로 연결해 개인의 주관적 믿음이 사회 동력으로 작용하여 집단의 일반화된 믿음이 되어가는 과정을 살펴본다.
강민기의 신작 'Illusion Space'는 가상화폐, 주식 등 우리 눈에 곧바로 부(富)로 인식되지만 가상일 뿐인 현상을 ‘실체 없이 부유하는 것들의 집합’으로 표현한다. 어업용 통발 모양으로 만들어진 기하학적 설치물과 같이 그의 작품들을 통해 눈에 보이는 대상의 특이성과 환상성을 관람할 수 있다.
노동 현장을 기록해 온 부산 출신 다큐멘터리 감독 김정근은 2021년 개봉작 '언더그라운드'의 연장선으로 이번 전시에 '19, 20, 21' 작품을 공개한다. 지하철이라는 거대한 기계구조 속에 보이지 않는 노동, 무인화, 실업 등을 카메라로 비추며 지난 3세기 동안 이어져 온 기계와 인간의 노동관계를 비롯하여 사회적 노동 구조에 막 진입하는 청년에 주목한다.
대만 작가 저우위정은 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일대기를 다룬 '직업의 이력-루치에테'를 출품한다. 한 권의 책으로 기록된 개인의 이야기 속에서 대만의 사회경제 상황과 그 변화들을 읽어낼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의 주제에 따라 제작을 지원한 '세 가지 액체 이야기: 물, 눈물, 땀' 작품에서는 팬데믹 이후 2021년 현재 목격되고 있는 사회의 변화 구조를 그려낸다.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강태훈은 신작 'SURPLUS CLOUD'를 선보인다. 비닐하우스 형상에서 따온 8m의 구조물에 투사되는 영상은 노동과 투쟁의 현장,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생명체 등을 교차 편집하여 보여주면서 자본주의가 자기혁명을 위해 과잉생산해내고 있는 모든 것들의 클라우드(저장소)를 만들어낸다.
권은비의 '노동의 지형학-12개의 장면들'은 우리 시대에 존재하는 노동의 지형을 그려낸다. 관객들은 헤드폰을 끼고 해설자의 목소리를 따라 12개의 장면에 대한 서사를 들으며 작품이 가리키고 있는 이미지를 찾고 번역해볼 수 있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호루이안의 '중국 고속 열차의 궁극적인 동전 실험'은 한때 유튜브에서 유행한 ‘중국 고속 열차 동전 세우기’ 챌린지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바깥 풍경을 빠르게 지나치며 달리는 고속열차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는 2유로짜리 동전은 화폐에 대한 우리 시대의 맹목적인 믿음을 상징한다.
김성연 부산현대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돈이 돈을 버는 것’으로 오인되는 자본주의 사회의 생산 양식을 재진단하고 자본주의에 내재된 위기를 드러낼 예정이다”라며, “관람객들은 자본주의의 운동성에 대해 서술하는 작품들을 통해 우리 시대의 현실에 새롭게 도달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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