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일이 2010년 7월 정규 2집 '정재일(Jung Jae Il)' 이후 약 10년6개월 만에 선보이는 솔로 정규 앨범이다.
'천재 뮤지션'으로 통하는 정재일이 작곡·오케스트레이션·피아노·프로그래밍을 도맡았다. 소리꾼 정은혜가 목소리를 보탰다.
작년 정재일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 40년에 헌정하는 음악을 위촉받은 뒤 느꼈던 것들을 녹여낸 음반이다.
당시 '내 정은 청산이오'라는 이름이 붙었던 음악은 정은혜의 아련하고 포근한 목소리, 작사가 박창학이 남은 이에게 부치는 편지가 어우러져 여운을 선사했다.
정재일은 이 작업의 여운을 안고 곧바로 장민승 작가의 시청각 프로젝트 '둥글고 둥글게(round and around)'의 작업을 이어나갔다.
작품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을 중심으로 그 전(1979년 부마 민주항쟁)과 그 후(제24회 서울올림픽대회)에 이르기까지의 대한민국을 사진과 영상 그리고 문서의 아카이빙으로 담아냈다.
이번 음반 '시편'은 '둥글고 둥글게'를 위해 작곡된 음악들을 재구성했다. 삶이 생겨난 지점부터 함께 태어나는 고통과 상실을 노래하기 위해 고대 기독교 전통의 합창곡 형식을 생각했다.
아카펠라를 중심으로 절규하고 탄식하는 정은혜의 구음, 일렉트로닉 음향 그리고 현악 앙상블을 함께 구성했다.
정재일은 음반의 글에서 "몇 해 전 매우 추운 계절과 더운 계절에 방문했던 아우슈비츠를, 독일의 친구들에게 전해 들었던 참혹한 비극을 기억하는 법을 떠올렸다"면서 "'시편'의 음악을 만들어나가면서 인간의 비극, 고통과 우둔함은 왜 이다지도 끊임없이 반복되고 또 반복되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끊임없이 돌고 도는 역사의 거대한 쳇바퀴 속에 무기력하게 얹혀진 개인의 삶,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의 외침 그러나 그 안에서 끝끝내 기억해 내고 찾아내야만 하는 진실의 순간들을 마음속에 되새기며 음악을 만들어나갔다"면서 "1년 남짓한 판데믹의 폭풍을 지나오며 그리고 상실과 아픔을 견뎌오며 더욱 더 무겁고 신중하게 한 발짝 내딛는다"고덧붙였다.
이번 음반을 발매한 유니버설뮤직에는 막스 리히터(Max Richter), 루도비코 에이나우디(Ludovico Einaudi), 올라퍼 아르날즈(Olafur Arnalds), 힐두르 구드나도티르(Hildur Guonadottir) 등 현대 클래식 작곡가, 영화음악가 등이 대거 소속됐다.
유니버설뮤직은 "향후 다양한 프로젝트 등을 통해 정재일의 음악 세계와 작품을 세계적으로 알리는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일찌감치 음악계에 발을 들인 정재일은 '천재소년'으로 통했다. 10대에 어벤저스 밴드 '긱스' 멤버로 활약했다. 이소라, 윤상, 박효신, 김동률, 아이유, 이적 등 정상급 뮤지션의 음반에 참여, 연주자와 프로 듀서로서 이름을 알렸다.
스무살이 갓 지난 2003년 자신의 첫 앨범 '눈물꽃'을 발표하면서 솔로 아티스트로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이후 천재뮤지션으로 거듭난 정재일이 2010년 발매한 솔로 2집 '정재일'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이후 국악, 연극, 뮤지컬, 무용, 미술과 전시, 영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수작을 양산 중이다. (사진 = 유니버설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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