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투 감독은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멕시코(11월 15일), 카타르(11월 17일)와의 원정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소집명단을 발표했다. 국내파와 해외파를 통틀어 최정예 멤버가 소집됐다.
멕시코와 카타르는 우리에게는 까다로운 상대다. 대표팀은 두 팀과의 최근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멕시코를 상대로는 지난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1-2로 졌으며, 카타르에게는 지난해 아시안컵 8강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축구팬들은 대표팀이 두 팀을 상대로 설욕해주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선수들이 설욕감에 휩싸여 제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것을 경계했다. 이밖에도 벤투 감독은 해외파 공격수 활용 방안과 젊은 선수를 발탁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 황희찬, 황의조 등 공격진 활용 구상은?
모든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보여주는 활약을 관찰하고, 소속팀과 대표팀을 비교했을 때 대표팀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황의조는 지난 시즌에도 소속팀에서 출전기회가 들쭉날쭉하고, 소속팀에서는 우리와는 다른 포지션에서 출전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코칭스태프가 이해하기에는 황의조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했을 때 가장 좋은 활약을 보인다. 원톱이든, 투톱이든 최전방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한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환경이 아주 달라졌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로 옮겨서 활약하고 있다. 소속팀(RB라이프치히)도 유럽에서 가장 강한 리그 중 하나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지난 시즌 3위를 했으며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른 팀이다보니 출전기회가 줄었지만 우리에겐 도움이 되는 선수다. 최전방이나 사이드나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이 선수를 어느 포지션에 기용해서 출전시킬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 손흥민은 소속팀 활약에 비해 대표팀 활약이 부족했었는데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두 명의 다른 감독(포체티노, 무리뉴)과 함께 보여준 활약은 매우 좋다고 평가한다. 우리 대표팀에 와서도 좋은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소속팀 활약과 대표팀 활약을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소속팀과 대표팀 환경은 그 자체로도 다르고, (대표팀은) 물리적으로 발 맞추고 훈련할 시간이 부족하다.
- 손흥민이 과연 월드클래스 선수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한 감독님의 생각은 어떤가? 또한 1년 만의 A매치에서 손흥민에게 어떤 모습을 기대하고 있는가?
손흥민은 항상 우리와 함께할 때 모범이 되는 선수였다.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줬고, 단 한 번도 문제삼을 부분이 없었다. 많은 분들께서는 항상 어떤 선수가 어느 정도 레벨이냐, 월드클래스냐 아니냐를 궁금해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손흥민은 항상 겸손하고, 본인이 어떤 부분을 원하는지를 잘 이해한다. 본인이 어떤 것들을 이뤘는지, 더 나아지기 위해 발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를 잘 아는 선수다. 그 외 부분은 우리는 신경쓰지 않는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어떤 활약을 보이는지만 신경 쓴다. 월드클래스 호칭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는 신경쓰지 않는다.
엄청난 능력을 가진 선수이고, 우리와 할 때 좋은 모습을 보였고, 앞으로도 우리 대표팀에서 그런 능력을 보여줘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보탬이 되는 선수로 남아줬으면 한다.
- 골키퍼 구성이 눈에 띈다. 김승규 대신 이창근이 발탁됐다. 김승규의 부진이 명단에서 빠진 이유인가, 아니면 알려지지 않은 부상이 있나? 이창근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김승규 뿐만 아니라 J리그에서 활약하는 모든 선수는 규정상 소집이 불가하다. 부득이하게 다른 옵션을 고민하게 됐다. 이창근은 골키퍼 풀에 넣은 선수 중 한 명이다. 전체적으로 골키퍼 선수 중 두 명이 J리그에 있는데 일부 선수는 컨디션이 안 좋은 경우도 있다. 이창근이 가진 능력,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경력, 우리가 원하는 골키퍼 능력, 특히 골키퍼 자질 중 공격적인 부분에서 우리가 원하는 면에 부합하는 선수였다. 그래서 지난 소집에 이어 이번에도 선발했다. 송범근은 필요에 의해 23세 대표팀에 선발된 부분이 있어 전체적인 면을 종합해서 이창근을 발탁했다.
- 김영권을 발탁할 수 없어 원두재, 정태욱이 발탁됐다. 원두재는 지난 스페셜매치에서 합격점을 받았나? 정태욱은 어떤 점을 보고 뽑았나?
원두재는 상당히 좋은 능력을 보유했다. 두 가지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미드필더와 수비에서 모두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내내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10월 소집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아쉽게도 약간의 부상으로 두 번째 경기를 못 뛰었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정태욱은 소속팀에서는 거의 항상 스리백 오른쪽이나 가운데에서 출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림픽대표팀에서는 포백으로 나섰다. 우리도 이 선수를 포백에서 가능성을 시험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스리백으로 출전하는 것도 고려할 수는 있다. 우선 이 선수는 공중볼 경합 능력이 좋다. 짧은 기간이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경기 철학이나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서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지 궁금해 발탁했다.
- 엄원상의 어떤 능력을 보고 발탁했나?
비슷한 질문이 계속 나올 것 같아서 엄원상과 윤종규 등 젊은 선수 중 발탁되지 않았던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젊은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보여주는 경기력과 23세 올림픽대표팀에서 보여주는 활약을 지켜봤고, 이 선수들을 A대표팀에 발탁해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 체크하기 위해 발탁했다.
특히 올해처럼 A매치가 전혀 없는 해에는 선수들을 점검할 수 있는 이런 유일한 기회를 살려야 한다. 이 선수들이 평소 소속팀에서 보여주는 모습이나 경기력 뿐만 아니라 대표팀에 들어와서 또다른 관점에서 축구를 이해하고, (코칭스태프가) 원하는 것을 이행하고, 소속팀과 다른 점이 있는데 이 점을 잘 습득하고 적용하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 유럽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이 심상치 않다. 오스트리아도 확진자가 많은데 대표팀 선수들의 안전에 대한 대책은?
코로나19가 심각하게 유럽에서 확산하고 있어 유럽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세계적으로 많은 나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는 출국하기 전부터 협회나 정부의 방역 수칙을 철저히 따르고 이행하겠다. 현지에서도 수립했던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현지의 방역 수칙도 잘 지키겠다. 어렵게나마 다시 A매치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경기를 희망하고 고대한다. 본인 스스로를 안전하게 지키고, 동료를 안전하게 지킨다는 신념으로 생활하고 경기하겠다.
- 멕시코, 카타르와 상대한다. 두 팀 상대로 최근 경기에서 졌다. 팬들은 설욕을 기대하는데 각오가 어떤가?
저에게는 이 두 팀을 상대한다고 추가적인 동기부여나 설욕감이나 이런 것은 없다. 선수들에게도 이 부분을 미팅에서 다시 한번 주지시킬 것이다. 분명히 저는 이런 감정을 가지고 경기를 하다 보면 패배할 가능성만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경기 자체에만 집중해야 한다. 상대가 무엇을 할 지에 대해 분석하고 대응하고, 우리의 것에 집중하고, 다시 훈련하고 모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 것에 집중해야 한다. 과거에 우리가 졌다고 해서 이것에 대해 감정적으로 설욕하고, 빚 갚는다는 생각을 지나치게 하면 자칫 잘못하면 큰일 날 수 있다. 축구에서는 그런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적 여력도 없다고 생각한다. 온전히 우리 것에 집중하도록 선수들에게 말하겠다.
- 황인범이 러시아에서 뛰고 있는데 1년 전에 비해 성장한 점은 무엇인가?
황인범은 이미 능력이 있는 선수가 더 발전했다고 보면 된다. 이미 MLS 진출 전부터 국내에서 상당한 능력을 보여줬고, MLS 진출 당시에도 유럽에 갈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이었다. 또한 당시 유럽 진출 기회도 있었다. 좋은 활약은 지극히 당연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경기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은 박식한 선수다. 언제 어떤 순간에도 본인이 무엇을 할 지를 잘 이해하는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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