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 여성의 과반수 이상이 갱년기 증상을 겪으면서도, 호르몬 요법 치료에 소극적일 뿐만 아니라, 체중증가 등 부작용 경험과 암발생에 대한 우려로 치료를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계 다국적 제약사인 바이엘 헬스케어(바이엘쉐링제약)가 새로운 갱년기 증상 치료제, ‘안젤릭(Angeliq)’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지난 5월부터 약 두 달간 영동세브란스병원을 내원한 폐경 여성 2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이병석 교수팀에 의해 진행된 이번 “폐경 여성의 갱년기 증상에 대한 인식과 관리행위 연구”에 따르면, 평균 48세 전후로 폐경을 겪으며 , 이 중 86.6% 이상의 여성들이 1개 이상의 복합적인 갱년기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
가장 빈번하게 호소되는 갱년기 증상은 얼굴이나 목 등이 발갛게 달아오르는 안면홍조로 응답 여성의 74.8%가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들은 땀을 흘리거나(발한, 59.6%), 가슴두근거림(심계항진, 50.1%), 근육통(49.2%) 등의 신체 이상을 호소하였는데, 여기에 기억력의 감퇴(53.4%), 불면증(51.1%), 우울증(46.6%) 등의 정신적 고통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이 갱년기 증상 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취한 방법은 ‘의사와 상담(43.9%)’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많은 수의 폐경 여성이 폐경을 ‘노화에 의한 자연현상으로 이해해 치료를 하지 않거나(18.2%)’, ‘운동이나 식이요법(11.6%)’, ‘건강식품(5.6%)’ 등을 통해 갱년기 증상을 극복하고자 한 반면, 단 16.2%만이 호르몬 요법에 의한 치료를 선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는, 39.6%가 갱년기 증상에 대한 우선적인 치료방법으로 호르몬 요법을 꼽으면서도 실제 실천율은 선호도의 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 .
이러한 호르몬 요법을 회피하는 소극적인 갱년기 증상 치료 행태는 시간적 지체로도 나타났다. 즉, 전체 응답자의 68%인 총 194명이 호르몬 요법 치료를 받은 것으로 응답 했으나, 갱년기 증상 경험과 동시에 호르몬 요법 치료를 받은 여성은 44.8%로 과반수에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1년, 2년, 3년 이상의 치료 지체를 보인 응답자는 각각 13.9%, 7.7%, 6.2%였으며, 심지어 4년 이상의 치료 지체를 보인 응답자도 무려 16.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많은 여성이 갱년기 증상을 겪으면서도 호르몬 요법 치료는 미루는 것으로 분석됐다 . 이는 가능한 빨리 호르몬 요법을 시작하라고 권고한 최근의 국제폐경학회 치료 가이드라인과 상반되는 결과다.
갱년기 증상 치료 방법으로 호르몬 요법을 선택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부작용과 암발생에 대한 우려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르몬 요법 치료를 받지 않는 폐경 여성 총 84명 중 22.6%의 응답자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20.2%는 암 발생에 대한 두려움으로 호르몬 요법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
호르몬 요법 치료자에게 있어서도 부작용 경험은 호르몬 요법 치료를 중단케 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 호르몬 요법 치료자의 약 70.6%가 부작용을 경험했고, 이 중 54.1%가 체중이 증가하거나 몸이 붓는 등 체형변화의 부작용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 체중 증가의 정도 또한 심각해, 2kg의 체중 증가가 23.8%, 3kg 증가가 30%이며, 4kg 이상의 체중 증가자도 무려 41.3%나 되었다. 이 외 유방통증(16.4%), 위장장애(13.1%) 등의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암발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호르몬 요법 치료를 중단시키는 장벽으로 크게 작용 했는데, 특히, 장기 호르몬 치료자일수록 암발생 두려움으로 호르몬 요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호르몬 요법과 암과의 연관성을 추적조사한 2007 WHI (Women’s Health Initiative)은 호르몬 요법이 직접적인 유방암 유발요인이 아니라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대장암 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보고해 호르몬 요법 효능의 실체와 인식과의 괴리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병석 교수는 “많은 수의 폐경 여성이 갱년기 증상으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을 뿐만 아니라, 외출을 자제하거나 가족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에 봉착하는 등 생활상의 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폐경 여성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면, 호르몬 요법도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하고, 특히, 안젤릭(Angeliq) 등 체내 수분 저류를 억제 하여 체중증가, 부종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한 호르몬 요법 치료제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장된 호르몬 요법의 암 발생 우려(Hormon Phobia)에 대한 이해도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2002년, 호르몬 요법이 유방암 발생을 24% 높인다는 WHI(Women’s Health Initiative) 보고 이후, 폐경 여성의 호르몬 요법 회피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조사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을 고려치 않았다는 한계가 지적됨어 따라, 재연구된 2007 WHI 보고에 따르면, 호르몬 요법과 유방암 발생간에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으며, 오히려 대장암이 37%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이번에 내한한 국제폐경학회 데이비드 스터디(Dr. David Sturdee) 회장은, “호르몬 요법 치료를 할 것인가, 지속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은 호르몬 요법 치료의 득과 실에 대한 판단에 따라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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